귀한 성탄절 선물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큼지막한 박스를 열었을 때 이쁜 분홍색 타월에 새겨진,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글귀에 잠시 눈 앞이 흐려졌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어주신 갈멜산금식기도원과 성도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2019년 3월 첫째 주일에 독일 바이에른주의 작은 도시 바이로이트에서 한인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있습니다. 독일은 작은 도시에도 오페라극장이 있고 유명한 회사들이 지방에 흩어져 있기에 웬만한 도시에는 한인교회가 있습니다. 교민 약 5천 명이 거주하는 수도 베를린에는 40여 곳의 한인교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이로이트에는 상설 오페라 극장이 없고 큰 회사도 없다 보니 연주자나 주재원, 혹은 상주하는 교민이 거의 없습니다.
여름에만 열리는 바그너축제에 참여하는 한인 연주자들이 10주 동안 머무는 기간 외에는 바이로이트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과 교환학생들 밖에 없어서 한인교회가 세워질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현실적인 이유는 목회자의 생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곳에 영적인 돌봄이 가장 필요한 다음 세대를 위해 하나님께서 바이로이트한인교회를 세우게 하셨습니다.
인구 7만 여 명의 작은 도시 바이로이트는 대학생이 15,000명이나 되는 대학도시입니다. 바이로이트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과 교환학생이 많을 때는 50명에 이르고 있는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주일예배에 참석토록 권면하고 있습니다. 예배 후에는 집밥이 그리운 학생들과 함께 한식으로 식탁의 교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교회 설립 초기부터 스스로를 무신론자라 칭하며 교회에 밥 먹으러 나온다던 유학생과 여자친구 따라 예배에 참석하던 학생이 지난 달 추수감사주일에 세례를 받음으로써 바이로이트한인교회 첫 수세자가 되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부목사로 섬기던 시절에 해마다 서너 차례 안양 갈멜산금식기도원에 올라가서 기도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귀한 사역을 감당하시는 갈멜산금식기도원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항상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